새벽 1시, 평범한 겨울밤에 생긴 일 [1편]

지난 겨울, 별다를 것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낮에 잠깐 외출을 했고,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왔어요. 평소처럼 씻고, 평소처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1시쯤, 화장실을 가던 가족이 갑자기 저를 불렀어요.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쥐가 났나 보다 하고, 거실 소파로 데려가려고 부축했는데, 진짜로 다리에 힘이 없는 거예요. 몸이 스르르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런데 당사자가 먼저 말하더라고요.

“혹시 뇌졸중 아닐까?”

가족력이 있었어요. 알고는 있었지만 일상에 묻혀 까맣게 잊고 살았던 그 이야기가, 깊은 밤에 갑자기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병원을 어떻게 가지? 택시? 어느 병원?”

머릿속으로 택시 앱을 열어야 하나, 가까운 병원이 어딘지 찾아야 하나, 온갖 생각이 뒤엉켰어요. 그때 옆에 있던 아들이 말했습니다.

“119 불러요.”

그 생각을 못 했어요. 살면서 119를 불러본 적이 없었거든요. 막상 전화하니 증상을 간단히 묻더니, 5분도 채 안 돼서 왔어요. 정말로요.

구급대원들이 올라와서 상태를 확인하고, 함께 내려가 구급차에 탔습니다. 차 안에서도 계속 증상을 체크하더니 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어요.

응급실, 그리고 “골든타임”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보호자 서류를 작성했어요. 정신없이 이것저것 쓰는 사이, 벌써 검사 결과가 나오고 수액이 꽂혔습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저를 부르셨어요.

“뇌졸중입니다. 첫 증상이 언제였나요?”

“한두 시간 된 것 같아요.”

“다행히 골든타임 안에 오셨어요. 지금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부작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명을 듣고 사인을 했어요. 사실 그 순간 머릿속에 뭘 생각했는지 잘 기억도 안 나요. 그냥 해야 한다고 해서, 했어요.

집에 돌아와 입원 짐을 쌌습니다

처치가 시작되고, 병원에서 챙겨오라는 것들이 있었어요. 환자용 물컵, 세면도구 같은 기본적인 생활용품들이었는데, 뭘 어떻게 챙겼는지 지금도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손이 움직이는 대로 그냥 집어넣었던 것 같아요.

다시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였어요.

그렇게, 길고 긴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2편에서 계속 – 입원, 재활, 그리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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