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없이 뇌졸중을 겪어보니 — 건강보험만으로 되는 걸까요 [9편]

보험은 극혐이었어요. 보험료 내는 게 아깝다, 어차피 안 쓴다, 그런 생각이었거든요. 실제로 그랬던 경험도 있었구요. 그런데 뇌졸중이 왔어요. 그것도 갑자기.

건강보험 외에 아무 보험도 없는 상태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그때부터 보험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써볼게요.

실제로 얼마나 나왔을까요

대학병원에 약 한 달 입원했어요. 중간에 한 번, 퇴원할 때 한 번 결제를 했는데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중간 결제와 퇴원 시 결제를 합쳐 수백만 원 수준이었어요. 입원 병실 등급이나 검사 항목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개인마다 다를 수 있어요. 생각보다 많다고 느꼈지만, 한 달 입원에 이 정도면 건강보험이 상당 부분을 커버해준 거예요.

이후 재활병원에서 약 6개월을 보냈어요. 한 달에 250~300만 원 정도 나왔으니 6개월이면 대략 1,500~1,800만 원 수준이에요. 대학병원 비용까지 합치면 총 2,000만 원이 훌쩍 넘어요.

이게 건강보험이 적용된 금액이에요. 만약 건강보험도 없었다면 몇 배는 더 나왔을 거예요.

건강보험만으로도 꽤 버텨줬어요 — 그런데 한계가 있어요

솔직히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는 생각보다 넓어요. 입원비, 수술비, 재활치료비 대부분에 적용돼요. 이것만으로도 실제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들이 있어요.

  • 2~3인실 입원료 (1인실은 더 큼)
  • MRI 등 일부 비급여 검사비
  • 비급여 치료 항목들

이 부분들은 전액 본인 부담이에요. 뇌졸중처럼 검사가 많고 입원이 긴 경우엔 이 비급여 항목들이 쌓이면 부담이 커져요.

몰랐던 제도 — 본인부담상한제

입원 중에 병원에서 안내를 받았어요. “일정 금액이 넘으면 나중에 돌려준다”는 얘기였는데, 그게 바로 본인부담상한제예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본인부담금 총액이 연간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을 건강보험공단에서 돌려주는 제도예요. 한 해 동안 지출한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총액이 상한액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환급해주는데, 병의원뿐 아니라 약국 비용까지 포함돼요.

상한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요. 2024년 기준으로 소득 1분위는 87만 원, 4~5분위는 167만 원, 10분위는 808만 원이에요. 소득이 낮을수록 상한액이 낮아서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예요.

초과 금액은 다음 해 8월 말에 최종 정산해서 사후 환급으로 돌아와요. 저도 입원하고 약 1년 뒤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일부 환급을 받았어요. 금액이 크지 않았지만,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더 꼼꼼히 챙겼을 것 같아요.

단, 비급여 항목은 상한제에 포함되지 않아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에만 해당돼요.

그래서, 실손보험이 필요한 이유

이걸 겪고 나서 실손보험의 역할이 뭔지 처음으로 이해했어요.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들, 상급 병실 차액, 간병비 같은 것들을 실손보험이 보완해주거든요.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 이해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큰 병은 예고 없이 와요. 그리고 한번 오면 길어요. 한 달이 아니라 수개월이에요.

건강보험만으로도 버틸 수는 있어요. 하지만 비급여 항목과 간병비, 생활비까지 더해지면 가족 전체 재정에 타격이 와요. 그게 현실이에요.

미리 준비하지 못한 걸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조금 더 일찍 생각해봤으면 해서 써봤어요.

본 글은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정보는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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